[펌]로보트 태권V 로망...

[펌]로보트 태권V 로망...

못된사장 8 3,388
네이버 빙글군(y6304ac)이란 분이 쓴 단편소설 입니다.


천하무적의 활약으로 세계와 우주를 지키던 태권 V가 비공식적으로 퇴역한지 어느듯 1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.

태권 V의 영원한 파이럿이었던 김 훈은 40세를 훌쩍 넘겨 한 시골 마을의 태권도장에서 관장 노릇을 하며 소일을 보내고 있었다.

 

16세에 이미 세계 태권도 대회에서 우승을 한 경험이 있고, 6단의 경이적인 실력을 지니고 있었던 지구의 영웅인 그는

되도록이면 그의 업적에 걸맞게 도시에서 화려한 생활을 하고 싶었으나, 어마어마한 크기의 태권 V를 도시에 두기에는

그 비용을 감당키 어려워 그럴 수 가 없었다.

 

평화의 시기가 되고, 윤박사가 죽자 대한민국 정부는 그와 태권 V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면서 그의 경제난은 더욱 가중되었다.

그래서, 훈은 태권 V를 몇번이고 고물상에 팔아 버릴려고 마음먹었지만, 그 엄청난 덩치 탓에 가는 곳 곳 퇴짜를 맞은데다가

구청에서 조차 재활용을 할 엄두가 안난다며 버리지도 못하게 했다.

 

그나마 아직도 시골에 태권 V를 둘 수 있었던 것도 세계적인 발명왕이 되어 특허계를 손아귀에 쥐고 있는 철이가

윤박사의 유언에 따라 어느 정도의 보조금을 훈이에게 주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.

 

한 편, 그의 영원한 파트너였던 윤 영희는 훈을 짝사랑하며 그와 결혼하기 위해 갖은 수를 다 썼지만,

90년도에 만난 인조인간 수엘을 잊지 못하는 훈 때문에 결국 노처녀 신세가 되고 말았다.
그래도 훈을 잊지 못하는 영희는 하는 수 없이 훈의 도장에서 유치반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범이 되었다.

 

무력감에 빠진 훈 대신, 연일 아이들을 가르치느라 피곤한 영희가 잠시 오수에 빠져 있을 때였다.
갑자기 커다란 지진이라도 난 듯 땅이 심하게 흔들렸다.
영희는 놀라서 잠에서 깨어났다.

 

"사범님~ 사범님~...영희 사범님~ 태권 V가 이상해요~"
도장의 아이들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영희에게로 달려왔다.

 

영희가 바깥으로 나가 보니 우리의 영웅 태권 V가 응가 자세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?
"이...이런....잰 또 왜 저래?? 훈씨~ 훈씨~ 어딨어요~"
영희는 황급히 훈을 찾았다.

 

그 때, 훈은 낡은 재래식 화장실에서 힘을 주고 있었다...
"조...조금만....조금만...더"
영희가 부르는 소리는 들렸지만, 훈에게는 1주일 동안의 고민을 털어낼 결정적인 찬스여서

방해 받고 싶지 않았다.

영희는 화장실 밖에서 아우성을 처댔다...
"어서 나와봐요~...또 고장인가봐~ 남 부끄러워 죽겠어~"
"자...잠...잠깐만...으...."

 

훈이 힘을 주고 자세를 잡으면 잡을 수록 바깥의 태권 V도 같은 동작을 취하며 발 밑에 달린 분사구에서 연기를 내뿜었다.

태권 V의 요란한 행동에 놀란 동네 주민들도 어느새 하나 둘 모여 수군덕대기 시작했다.


"워메...저게...저게...뭐여? 뭐하는 거여?"
"니도 모리닌데...내가 우찌 알것노? 딱 보기엔 똥 싸는 포즈 같은데..."
"징허네~...로보트가 뭣 땜에 똥을 싼데요? 말도 안된다~"
"보소~ 딱봐라 마...똥쌀 때 힘주는 기라 카이...똑같다 아이가?"
"워따메~ 망칙해라~..."

 

영희는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서 고함을 질렀다.
"훈! 당장 끊고 나왓!!!"
그 순간 훈의 1주일치 고민거리가 요란한 소리와 함께 한 방에 해결되었다.
물론, 동시에 바깥의 태권 V의 분사구에서도 요란한 '펑~'소리가 난 것은 당연했다.
더더욱 볼썽 사나운 것은 훈의 엉덩이 닦는 동작까지 태권 V는 그대로 재현해 내었다.

 

동네 주민들은 서로 부끄러워 낯을 가렸다.
영희는 민망함으로 인해 거의 실신 직전이었다.

 

"내가...부끄러워서 이 동네를 살 수 가 없어~ 어서 나와서 어떻게 좀 해봣!!!"
볼일을 다 마친 지구의 영웅, 훈이는 그제서야 어기적대며 나왔다.
"뭐...맨탈 프레임이 고장 난게 하루 이틀 이야?...
 전에 너랑 잘 때도 고장이 나서 아프로디테랑...."
얼굴이 새빨갛게 달아 오른 영희는 아이들이 들을까봐 황급히 훈의 입을 틀어 막았다.
그리고는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.
"이거 안 고치면...너랑 나랑 오늘밤에 콱 죽어 버리는 거다...알겠어?"
"움...움...."
"나가...나가서...이거 고칠 때까지 들어오지맛! 알아 들었나?"
입이 막힌 훈이가 간신히 고개짓을 해댔다.

 

집에서 쫓겨난 훈과 태권 V는 들녘에서 지는 노을을 바라보았다.
"젠장~ 돈이 있어야 고치지...영웅놀이 하지 말고 평범하게 저축이나 하며 살 걸 그랬어...
 니미~ 우주의 평화 좋아하시네~ 쳇...카악~~~ 퉷!"
멘탈 프레임...과거 우주의 갖은 위협으로 부터 인류를 구해낸 뛰어난 장치였지만...
지금의 훈에게는 그저 골칫덩이로 전락해 버렸다.

 

"별 볼일 없는 캐릭터라고 놀리던 깡통로봇 철이가 부러워 죽겠네~...."
훈이와 태권 V의 하루는 그렇게 저물고 있었다. 

Comments

명랑!
우리 중학교 때 머리 큰 친구를 '카프박사'라고 했는데...
요즘 얼큰이... 얼마전엔 모여라꿈동산....   
dirstreet
- . -ㅋ(글쩍글쩍) 
cooljazz
=_=;;;;;;;; 
아수라백작
=_=;;;; 
못된사장
그냥 우스개 애기일 뿐인데..허허 
★쑤바™★
-,.-;;;; 
이지은
ㅡ.ㅡ;;;; 
아켄
-_-;;;;;;;;;;;;;;;;;;;;;;;;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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